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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가 뒤틀리는 것 같아요" | 앉아 있으면 심해지는 천장관절통
칼럼 2026년 4월 6일

"엉덩이가 뒤틀리는 것 같아요" | 앉아 있으면 심해지는 천장관절통

최장혁
의료 감수 최장혁 원장

image.png의자 위의 고통, 아무도 몰라주는 엉덩이 통증

"엉덩이가 뒤틀리는 것 같아요.
한쪽만 묵직하게 눌리는 느낌이에요.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서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서 한 발짝도 못 떼겠어요."

이것은 42세 IT기업 기획팀 과장 선영님(가명)이 처음 저를 찾아왔을 때 했던 말입니다.
선영님은 주 5일 출근에 하루 8시간 이상을 의자에 앉아 보냅니다.
점심마저 자리에서 간단히 해결하는 날이 많았고, 퇴근하면 초등학생 두 아이의 육아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작년 가을, 프로젝트 마감이 겹쳐 2주 넘게 야근이 이어졌습니다.
그 무렵부터 한쪽 엉덩이에 돌이 깔린 듯한 묵직한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정형외과를 찾았습니다.
X-ray를 찍고 MRI까지 촬영했지만, 돌아온 답은 "디스크는 아니고 약간의 퇴행성 변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염진통제를 먹고 물리치료를 받으면 며칠은 괜찮았지만, 다시 의자에 앉는 순간 통증은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MRI 찍었는데 큰 이상 없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매일 아픈데, 나만 유난 떠는 건가 싶더라고요."

회의 시간에 엉덩이가 욱신거려서 발표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저는 선영님의 통증을 단순한 허리 문제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골반 뒤쪽, 바로 천장관절이라 불리는 관절과 그 주변 근육, 인대의 긴장에 주목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검사에서는 잡히지 않는 이 통증이 매일같이 선영님을 괴롭혔던 걸까요.
image.png골반의 '경첩'이 삐걱거릴 때

우리 골반 뒤쪽에는 척추와 골반뼈를 이어주는 관절이 있습니다.
바로 천장관절(薦腸關節)입니다.
이 관절은 크게 움직이지는 않지만, 상체의 무게를 하체로 전달하는 이음새 역할을 합니다.
마치 문의 경첩과 같습니다.
경첩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삐걱거리기 시작하면 문 전체가 제대로 열리지 않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통증을 기체혈어(氣滯血瘀), 즉 기와 혈의 흐름이 한곳에 막혀 뭉친 상태로 해석합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골반 주변의 기혈 순환이 느려지고, 근육과 인대를 감싸는 경근(經筋)이 굳어집니다.
현대 의학에서도 장시간 좌식이 천장관절 주변 인대에 비정상적인 스트레스를 가하고, 주변 근육의 불균형을 만든다고 밝혀져 있습니다.

우리 몸의 골반을 건물의 기초에 비유하곤 합니다.
기초가 한쪽으로 기울면 벽에 금이 가고, 지붕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선영님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한쪽 엉덩이의 통증을 피하려 반대쪽으로 기울어 앉는 보상 자세가 습관이 되면서 골반 비대칭이 심해졌습니다.
그 영향은 허벅지 당김과 허리 뻣뻣함으로까지 번졌습니다.
통증이 자세를 무너뜨리고, 무너진 자세가 다시 통증을 키우는 고리가 이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image.png

그렇다면 이 뒤틀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선영님처럼 매일 의자에 앉아야 하는 사람은 이 통증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걸까요.
다행히 생활 속에서 골반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앉는 습관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자에 깊이 앉아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면 천장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듭니다.
한쪽 다리를 꼬는 습관은 골반을 비틀어 천장관절에 고르지 않은 힘을 가하므로, 의식적으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30분에 한 번, 짧게라도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골반 주변의 혈류가 살아납니다.

간단한 스트레칭도 도움이 됩니다.
의자에 앉은 채 한쪽 발목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려놓고 상체를 천천히 숙이면, 천장관절 주변과 이상근이 부드럽게 이완됩니다.
잠자리에서 무릎을 세운 뒤 양쪽으로 천천히 쓰러뜨리는 동작도 골반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 좋습니다.

다만 통증이 다리 쪽으로 뻗치거나, 아침에 허리를 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진다면 자가 관리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무리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주십시오.

한의학에서는 침과 약침으로 천장관절 주변의 어혈(瘀血)을 풀고 경근의 긴장을 이완시키며, 추나요법으로 골반의 구조적 균형을 바로잡는 접근을 합니다.
단순히 통증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균형을 되찾도록 돕는 방향입니다.

image.png골반이 편안해지면, 하루가 달라집니다

두 달 뒤, 선영님은 오후 회의 시간에도 엉덩이 통증 걱정 없이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 앉아 있는 게 이렇게 편한 거였나요" 하고 웃으시던 얼굴이 기억납니다.

천장관절통은 흔하지만, 정확히 진단받지 못한 채 오래 끌리기 쉬운 통증입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그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당신의 몸은 적절한 도움만 받으면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줍니다.
저의 역할은 그 회복의 열쇠를 함께 찾아가는 조력자입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몸 전체를 세심히 살펴주는 의료진을 만나 골반의 편안함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 동제당한의원 원장 최장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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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혁

최장혁 원장

20년의 임상 경험을 통해, 다이어트부터 난치성 질환까지 몸의 균형을 되찾아드리는 통합 치유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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